대체육

청소년 농업 수업에 등장한 대체육, 식량 교육의 새로운 진화

scino 2025. 7. 17. 01:01

화성 탐사,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기술들이 미래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인간의 일상과 생존을 지탱하는 식량 생산에 관한 이야기는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하지만 식량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농업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농업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최근 청소년 대상 농업 수업에서는 눈에 띄는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대체육’을 활용한 실습 교육이다. 기존에는 논밭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는 방식의 실습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콩이나 병아리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 작물을 통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활동으로 교육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수업 방식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농업이 단순히 노동을 기반으로 한 1차 산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환경과 기술, 미래 식량 문제까지 연결된 융합형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신호다. 대체육은 그 중심에서 청소년에게 농업의 미래를 보다 구체적이고 체감 가능한 실습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진로의 가능성을 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청소년이 농업 수업에서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육을 만드는 모습

전통 농업 수업에서 대체육 실습으로의 변화

지금까지 청소년 대상의 농업 수업은 전통적으로 유지되어오던 작물 재배와 축산 실습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벼나 상추, 고추 같은 작물을 직접 심고 가축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농업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지역에서는 이런 수업의 구성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대체육 실습이 있다.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식재료다. 기존의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질감과 풍미가 유사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는 매우 신선한 교육 소재가 된다. 실제로 한 중학교에서는 농업 수업 중 병아리콩을 발효해 고기 대용 단백질을 만들어보는 실습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단순히 농작물을 심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가공되어 새로운 식품이 되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업은 단순히 ‘농사’를 배우는 수준을 넘어, 식품 기술, 지속 가능성, 식량 산업 구조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이어진다. 학생들은 “우리가 심은 콩으로 고기를 만든다”는 경험을 통해, 농업이 더 이상 옛날 방식의 생계 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체감하게 된다.

 

 

청소년의 인식 변화: 농업은 기술이고 미래다

대체육을 활용한 농업 수업은 청소년의 농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농업이라는 단어가 고된 노동, 흙, 시골 같은 이미지로 고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대체육 수업을 경험한 학생들은 ‘농업이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이자,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이 교육 과정 안에서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Z세대와 알파세대 청소년에게 대체육은 단지 하나의 식품이 아니라,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실천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대체육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자신이 소비하는 음식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지는지, 그것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단백질 섭취 방식 하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수업 속에서 체험하면서, 미래의 ‘선택 가능한 식생활’에 대해 사고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농업 교육과 진로 교육이 연결되는 방식

이전과 달리 요즘 학교 교육의 중심 축은 진로와 관련되어 있다.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 너의 진로를 생각해 보고, 그 진로를 위해 내가 공부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선택하도록 한다. 이러한 교육의 변화 흐름 속 농업 수업은 단순한 생물 수업이나 체험활동이 아니다. 지금처럼 식량 위기, 기후 변화,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가 대두되는 시대에는 농업 교육이 청소년의 진로 선택과도 연결된다. 대체육 실습은 이 흐름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대체육을 주제로 한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열고, 학생들이 직접 가상의 제품을 기획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 학생은 지역에서 재배한 완두콩으로 만든 비건 불고기 키트를 제안했고, 또 다른 학생은 고기 대신 대체육을 넣은 급식용 간편식을 디자인했다. 이처럼 실습 기반 교육은 단지 수업을 듣는 데서 끝나지 않고, 창의적인 진로 설계로 연결된다.

결국 대체육은 농업을 ‘기술과 디자인, 환경과 연결되는 산업’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기회가 된다. 수업 시간에 작물을 심는 것에서 시작해, 그것이 상품이 되고, 유통되고, 식탁에 올라가는 전 과정을 설계해보는 경험은 청소년에게 매우 의미 있는 진로 탐색 과정이 된다.

 

학교 밖으로 확장되는 대체육 농업 교육

이러한 변화는 일부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에는 지자체와 연계된 청소년 농촌 캠프에서도 대체육을 실습 주제로 채택하고 있으며, 일부 체험형 농장에서는 ‘내가 만든 대체육 요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체육 실습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소비자에서 생산자, 그리고 기획자, 더 나아가 문제 해결자라는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농업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하는 것' '농업은 낡았다'는 편견이 깨지고, 환경과 기술, 지역의 가치가 연결된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청소년 스스로 이해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결론: 한 끼 식탁 위에서, 농업의 미래를 배우는 아이들

이제 청소년이 경험하는 농업 수업은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농사를 짓기 위해 트랙터가 움직이고, 잡초를 뽑아내며 모내기를 하는 행동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그 식탁 위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대체육이 올라오고, 그것을 통해 환경, 산업, 기술, 미래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 끼 식사는 생존을 위한 음식 섭취가 아니라, 농업을 이해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교실이 된다.

대체육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교과서가 아닌 식탁에서 농업 교육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학교, 더 다양한 교실에서 이 변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교실 안에서 이론만을 공부하는 시대에서 점차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창조해 내는 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리고 대체육을 만드는 그 손끝에서, 새로운 농업의 길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