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냉전 시대 군사 기술에서 파생된 대체육 보존기술 – 극한 환경용 단백질 저장 방식의 민간 전환

scino 2025. 7. 17. 18:51

군사용 식량 보존 기술을 적용한 대체육 패키징 이미지

대체육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에 따라 대체육 산업은 단순히 ‘고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성과 이동성,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식량 안정성까지 포함한 종합 기술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극한 환경에서도 단백질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기술은, 대체육의 상업적 확대뿐 아니라 재난 대비 식량 보급 시스템과도 직결된다. 이 기술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놀랍게도 냉전 시대 군사용 비상식량 시스템에서 기원한 보존 기술들이 오늘날 대체육 산업에 응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1960년대부터 핵전쟁 대비용 단백질 비축 기술을 연구해 왔고, 최근에는 그 기술이 민간 생명공학 및 식품 분야로 전환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 극한 보존 기술이 대체육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냉전 시절 군사 식량 기술의 기원

냉전 당시, 미국과 구소련은 핵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해 수년간 저장 가능한 고단백 식품 개발에 집중했다. 당시 개발된 군사용 비상식량은 일반적인 건조식과는 다르게, 방사선 멸균, 산소 차단형 다중 포장, 극저온 안정화 기술 등 식품 보존을 위한 다양한 방식이  복합적으로 사용되었다. 이 기술은 전쟁 상황에서도 병사들이 단백질을 섭취하며 생존할 수 있게 만든 기반이었다. 특히 ‘지속성 단백질’ 개념은 오늘날 대체육 보존기술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당시에는 대두나 생선 단백질이 주 원료였지만, 단백질 구조의 장기 안정화를 위한 공정 기술은 현재 배양육, 식물성 단백질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진화 중이다. 당시 군수물자의 기술력은 사실상 생존을 위한 극한 조건에서의 단백질 유지 기술이었다.

 

군사 기술이 대체육 산업에 흡수되는 경로

냉전 이후, 군수 산업은 민간으로 기술을 이전하면서 대체육 산업과 새로운 접점을 만들었다. 특히 미 국방성에서 개발된 비가열 멸균 포장 시스템과 지속성 단백질 격리 기술은 최근 일부 고급 대체육 브랜드에서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대체육의 실온 유통 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 요인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콜드체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공급망을 설계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고온에서 단백질 변성이 최소화되는 구조 설계도 냉전 기술의 응용 사례다. 미국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전기 없는 지역에서도 고품질 대체육을 보관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초기 연구 단계이며, 상업화된 사례는 드물다.

 

극한 환경을 위한 대체육 : 재난 대응 시스템에서의 역할

군사 기술의 민간 전환은 단지 기술 혁신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로 대체육 보존 기술은 재난 대응용 식량 체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전력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냉장 없이도 섭취 가능한 단백질원이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런 상황에서 '고온-고압 멸균 단백질 포장 기술'과 같은 냉전 시대의 기술은 대체육의 저장성과 유통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실제 무력 충돌 상황에서도, 배양육이나 식물성 고기가 고단백 군용식으로 검토되는 중이다. 이는 단순한 식품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식량 기술로 대체육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대체육 산업에 주는 시사점

현재 국내의 대체육 산업은 어디까지 진행되어 왔을까? 지금의 국내의 대체육 산업은 맛과 텍스처에 초점을 맞춘 제품 위주로 전개돼 왔다. 그러나 냉전 시대 보존 기술을 응용한 고기 대체 기술은, 장기 저장성과 극한 운송성, 그리고 전력 인프라 없이도 가능한 대체육 생산과 저장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기술은 비상 식량, 국방 식품, 민간 재난 대응 키트까지 다양한 산업과 연결될 수 있으며, 한국이 아직 진입하지 않은 틈새 시장이기도 하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이 분야의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면, 단순한 식물성 패티를 넘어 국가 재난 대비형 고단백 식품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가질 수 있다.

 

결론: 대체육의 미래는 생존 기술에서 시작된다

냉전 시대의 군사 기술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극한 환경에서도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공급하기 위해 개발된 이 기술은, 오늘날 대체육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력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작동 가능한 식량 시스템, 장기 유통이 가능한 단백질 제품, 그리고 지속 가능한 비상 식량 체계는 미래 사회의 식량 전략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논의와 기술 개발이 아직 활발하지 않지만, 보존 기술 기반의 대체육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국가 차원의 식량 안보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 대체육은 단순히 '지구 환경을 고려하는 대체제' '비건을 위한 대체 고기'가 아니라, 생존과 안전을 위한 과학 기술의 핵심 요소로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