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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잠긴 휴대전화를 발견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장례 소식을 전해야 할 연락처가 들어 있을 수 있고, 자동결제나 금융거래를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다시 구하기 어려운 가족사진과 영상이 휴대전화 안에만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면 전화기 속의 정보를 모두 바로 알 수 있을까?

고인이 사용하던 기기를 가족이 보관하게 됐다면 안에 있는 정보도 가족이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휴대전화라는 물건을 넘겨받는 일과 그 안에 저장된 정보를 열어보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기기에는 고인의 기록뿐 아니라 고인과 대화한 사람, 업무 관계자, 고객과 지인의 개인정보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기억나는 비밀번호를 반복해서 입력하거나 비공식 잠금 해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필요한 자료를 얻기는커녕 기기가 더 오래 잠기거나 데이터가 사라질 수 있다. 휴대전화를 발견했다면 비밀번호부터 알아내려 하기보다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그 자료를 정식으로 요청할 방법이 있는지부터 나눠서 확인해야 한다.

휴대전화가 가족에게 남았다고 정보 접근권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휴대전화 본체는 일반적인 물건처럼 상속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기기에 연결된 이메일, 메신저, 클라우드, 금융서비스는 각각 별도의 계정과 이용약관으로 운영된다. 기기의 소유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모든 계정의 로그인 권한까지 함께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기기 잠금과 온라인 계정 접근을 구분해야 한다. 기기 잠금은 휴대전화 화면을 여는 암호나 생체인증에 관한 문제다. 계정 접근은 Google, Apple과 같은 서비스에 보관된 이메일, 사진, 파일 등의 데이터를 요청하는 절차다. 온라인 계정의 데이터 요청이 승인되더라도 휴대전화 화면의 암호가 자동으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휴대전화 화면을 열 수 있다고 해서 연결된 모든 계정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는 뜻도 아니다.

Google은 고인이 된 사용자의 계정에 대해 직계 가족이나 법정대리인이 계정 폐쇄, 데이터 요청, 계정에 남은 자금 관련 요청을 제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다만 요청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밀번호나 로그인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제출된 자료와 요청 내용을 검토한 뒤 처리 여부를 판단한다.

Apple도 고인의 Apple 계정에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계정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운영한다. 고인이 생전에 유산 관리자를 지정했다면 유산 관리자 접근 키와 사망 관련 서류를 이용해 요청할 수 있다. 유산 관리자가 지정되지 않았다면 국가나 지역에 따라 법원 명령서 또는 다른 법적 서류가 요구될 수 있다.

플랫폼이 이런 확인 절차를 두는 이유는 고인이 사망한 뒤에도 계정에 저장된 개인정보가 아무에게나 공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족관계가 확인돼도 요청한 모든 자료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며, 요청자의 지위와 요청 범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도 바로 로그인하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다

고인이 생전에 비밀번호를 알려줬거나 수첩에 적어둔 경우도 있다. 이때 가족은 본인이 남긴 비밀번호이니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생전에 특정한 목적으로 비밀번호를 공유했다는 사실과 사망 후 모든 기록을 열람해도 된다는 의사는 같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메신저와 이메일에는 고인의 정보만 담겨 있지 않다. 가족 문제, 업무상 비밀, 의료정보, 상담 내용처럼 대화 상대방의 개인정보와 비밀이 함께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한 연락처를 찾는 일과 과거 대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일은 접근 목적과 범위가 다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정보통신망에서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다. 다만 가족이 고인의 기기나 계정에 접근한 모든 경우가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판단은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 고인의 의사, 접근 목적, 확인한 정보의 범위와 이후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가족이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사진을 찾다가 사적인 대화를 다른 가족에게 전달하거나 온라인에 공개하면 별도의 분쟁이 생길 수 있다. 고인의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계약을 변경하면 상대방은 고인이 직접 행동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은행, 증권, 간편 결제, 가상자산 서비스는 더욱 구분해서 처리해야 한다. 앱이 열려 있다는 이유로 고인의 자금을 가족 계좌로 옮기거나 거래를 계속하면 정식 상속 절차와 충돌할 수 있다. 금융자산은 사진이나 연락처처럼 개인적으로 복사해 보관하는 자료와 성격이 다르므로 해당 금융기관이 안내하는 상속 절차를 따라야 한다.

업무용 휴대전화라면 회사와 고객의 자료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 회사가 지급한 기기는 본체의 소유권부터 개인 휴대전화와 다를 수 있다. 가족이 개인적인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고객 명단이나 회사 문서를 내려받으면 또 다른 정보 관리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회사 담당자와 먼저 협의하는 편이 안전할 수 있다. 

반복 입력과 사설 잠금 해제가 데이터를 위협할 수 있다

가족들이 알고 있는 생일이나 전화번호를 조합해 암호를 계속 입력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보안 설정에 따라 입력 실패가 누적되면 일정 시간 동안 추가 입력이 제한될 수 있다. 기종과 운영체제, 이용자가 설정한 보안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르므로 확인되지 않은 암호를 여러 번 시도해서는 안 된다.

Apple은 암호로 잠긴 기기가 암호화로 보호되기 때문에 Apple에서도 기기를 지우지 않고 암호 잠금을 제거하도록 지원할 수 없다고 안내한다. 고인의 Apple 계정 데이터에 대한 접근 요청이 승인되더라도 기기 자체의 화면 암호를 풀어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산 관리자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에도 제한이 있다. Apple 안내에 따르면 사진, 메시지, 메모, 파일, 기기 백업 등은 접근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Apple 계정으로 구입한 영화, 음악, 책과 구독 항목, iCloud 키체인에 저장된 결제정보, 암호와 패스키 등은 접근할 수 없는 정보에 해당한다.

공장 초기화도 서둘러서는 안 된다. 통신계약을 해지하거나 기기를 처분하기 위해 초기화부터 하면 휴대전화 내부에만 저장된 사진, 녹음, 메모를 잃을 수 있다. 클라우드 백업이 설정돼 있었더라도 저장공간 부족이나 동기화 오류로 일부 자료가 올라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에서 찾은 잠금 해제 프로그램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복구 업체에도 주의해야 한다. 작업 과정에서 기기 정보와 계정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로 바뀔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업체에 맡겨야 한다면 사업자 정보, 작업 범위, 데이터 복사 여부, 개인정보 보관 기간과 폐기 방법을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

휴대전화가 범죄 피해나 재산 분쟁의 증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파일을 열거나 이동하기 전에 경찰이나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선의로 파일을 정리했더라도 원래의 저장 상태와 생성 시점을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잠금을 풀기 전에 보존할 것과 요청할 것을 먼저 나눈다

고인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면 기기 상태부터 기록한다. 기종, 전화번호, 유심과 외장 메모리 유무, 충전 상태, 잠금 여부를 확인하고 기기 외관을 사진으로 남겨둘 수 있다. 화면에 표시된 알림에 답장하거나 여러 메뉴를 임의로 누르는 행동은 피한다.

그다음 휴대전화에서 확인하려는 목적을 구체적으로 나눈다. 장례 연락을 위한 연락처가 필요한지, 가족사진을 보존하려는지, 자동결제와 재산을 확인하려는지, 업무자료를 인계하려는지 구분해야 한다. 목적이 정해지면 필요한 자료의 범위와 연락해야 할 기관도 달라진다.

처리 순서는 다음과 같이 잡을 수 있다.

  1. 휴대전화의 기종, 전화번호, 유심, 외장 메모리와 잠금 상태를 기록한다.
  2. 확인되지 않은 비밀번호를 반복해서 입력하지 않는다.
  3. 필요한 자료를 연락처, 사진, 금융, 업무자료 등으로 구분한다.
  4. 고인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이메일과 플랫폼을 목록으로 정리한다.
  5. 가족관계와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한다.
  6. 제조사와 플랫폼의 고인 계정 관련 공식 신청 절차를 확인한다.
  7. 금융서비스와 사업용 계정은 해당 기관의 별도 상속 절차를 따른다.
  8. 필요한 데이터 요청이 끝나기 전에는 계정 삭제를 먼저 신청하지 않는다.

특히 데이터 요청과 계정 폐쇄의 순서에 주의해야 한다. Google은 고인의 계정 폐쇄 요청이 처리되면 이후 해당 계정의 콘텐츠를 넘겨달라는 요청을 처리할 수 없다고 안내한다. 보존해야 할 사진이나 이메일이 있다면 데이터 요청 결과를 확인한 뒤 계정 폐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식 절차를 밟아도 계정 전체가 제공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서비스 운영자는 고인의 개인정보, 제삼자의 비밀, 계정 보안과 이용약관을 함께 고려한다. 추가 서류를 요구하거나 요청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다.

가족 간 의견이 다르거나 금융자산, 수사, 회사자료, 제3자의 개인정보가 함께 얽혀 있다면 한 사람이 임의로 기기를 조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필요한 정보의 범위를 가족끼리 먼저 정하고, 관련 기관에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한 뒤 처리해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다. 실제 상황에서는 고인의 계정 설정, 기기 종류, 가족관계, 상속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 가족이 남겨진 휴대전화를 열어보려는 마음 자체를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연락해야 할 사람도 있고 꼭 보존하고 싶은 사진도 있을 테니 잠긴 화면 앞에서 조급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고인이 남긴 모든 기록이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해 남긴 기록은 아닐 수 있다. 비밀번호를 푸는 데 성공하는 것보다 무엇을 왜 확인하려는지 먼저 정하고, 필요한 범위만 공식 절차를 통해 확인하는 태도가 고인과 남은 사람 모두를 지키는 방법에 가깝다고 본다.

참고자료 및 확인일

국가법령정보센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
시행일: 2026년 7월 7일

Apple 지원, 사망한 가족 구성원의 Apple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 요청하기
게시일: 2026년 8월 24일

Apple 지원, Apple 계정의 유산 관리자를 추가하는 방법
확인 연도: 2026년

Google 계정 고객센터, 고인이 된 사용자의 계정 관련 요청 제출
확인 연도: 2026년

자료 확인일: 2026년 8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