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대체육 포장재와 지속 가능성: 친환경 소재 적용 현황

scino 2025. 7. 1. 23:31

대체육의 지속 가능성, 포장에서 완성된다

 

대체육은 고기의 윤리적·환경적 대안을 제시하며 미래 식량 문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포장재’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그것이 화석연료 기반의 일회용 플라스틱에 포장되어 유통된다면 지속 가능성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대부분의 대체육 제품은 냉장 또는 냉동 형태로 유통되며, 이는 상당한 양의 포장재와 냉매, 보존재를 필요로 한다. 지속 가능한 대체육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본질만큼이나 포장재와 유통 방식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대체육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포장재 소재, 주요 기업들의 친환경 포장 전략, 그리고 법제도 및 소비자 인식 변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지속 가능한 포장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체육 포장재와 지속 가능성, 친환경 소재

기존 대체육 포장의 한계와 환경 부담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체육 제품의 상당수는 멀티레이어 필름(Multi-layer Film), 폴리스티렌(PET), 폴리에틸렌(PE) 등 복합 플라스틱 소재로 포장된다. 이 소재들은 냉장·냉동 상태에서도 내용물의 변형을 방지하고, 산소 및 수분의 침투를 막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재활용이 어려운 구조로, 실제 재활용률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다층 구조 필름은 서로 다른 성분이 혼합되어 있어 분리배출이 어렵고,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유해 화학물질이 배출되어 대기 및 토양 오염을 유발한다. 냉동 제품에 사용되는 스티로폼 박스, 아이스팩 등도 대부분 일회용이며, 지방자치단체의 분리수거 체계에서 벗어나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되는 사례도 많다. 즉, 제품 자체는 환경친화적이지만, 포장재로 인해 전체 탄소 발자국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대체육 브랜드들의 친환경 포장 전략

세계적인 대체육 브랜드들은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Impossible Foods는 미국 내 주요 유통 제품을 대상으로 재활용 가능한 단일 소재 포장재로 전환하고 있으며, 유통업체와 협력하여 냉매 사용을 최소화하는 유통 시스템도 병행 구축 중이다. Beyond Meat는 PLA(Poly Lactic Acid,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반 포장재 시범 도입을 통해 기존 플라스틱 사용량을 30% 이상 줄였으며, 일부 제품은 재활용 종이 기반 용기를 채택해 브랜드 친환경성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Heura Foods는 식물성 잉크를 활용한 인쇄 패키지, FSC 인증 종이 패키지 등을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Z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브랜드들이 친환경 소재 패키징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다만, 이들 전략은 아직까지는 원가 상승, 내구성 문제, 대량 유통의 제약 등의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친환경 소재가 제품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확보도 병행 과제로 남아 있다.

친환경 포장 소재의 유형과 기술 현황

지속 가능한 포장재로 각광받는 대표 소재로는 PLA, PHA(Polyhydroxyalkanoates), 생분해성 셀룰로오스, 바이오 PET, 종이 기반 복합재 등이 있다. PLA는 옥수수 전분이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젖산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일정 조건 하에서 6개월 이내 분해가 가능하다. PHA는 박테리아가 유기물로부터 생성한 자연계 폴리머로, 해양 생분해도 가능한 고급 친환경 소재로 평가받는다. 또한 셀룰로오스 기반 포장재는 종이와 유사한 외관을 가지면서도 수분과 산소 차단력이 높아 냉장 식품에 적합하다. 최근에는 고강도 종이 기반 복합재에 얇은 식물성 왁스 코팅을 적용하여 내수성과 내유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도 상용화되고 있다. 다만 이들 소재는 아직 대량 생산 체계가 미비하거나,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높은 원가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아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책과 규제: 지속 가능한 패키징의 제도적 기반

친환경 포장재의 확산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적 노력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럽연합(EU)은 ‘포장재 및 포장폐기물 지침(PPWR)’을 통해,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재사용 가능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독일은 제품 생산자에게 포장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책임을 부과하는 EPR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2025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권장하는 ‘그린패키징 인증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제도적 환경 변화는 대체육 기업이 친환경 포장재로 전환하는 데 큰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소비자 인식 변화와 맞물려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소비자 인식과 행동의 변화가 완성하는 지속 가능성

포장재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으로 완성된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제품 포장에 친환경 소재가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구매 결정 요소로 고려하는 비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체육 소비자는 일반 소비자보다 환경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높으며, 브랜드의 윤리적 태도에 따라 제품 충성도와 재구매 의사가 크게 달라진다. 이에 따라 많은 브랜드는 포장재에 '100% 재활용', '생분해성 인증', '무플라스틱' 등의 문구를 부착하거나, QR코드를 통해 재활용 방법을 안내하는 등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친환경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정부-소비자의 삼각 협력이 필수적이다. 포장은 단지 ‘보호용 껍질’이 아니라, 기업 철학과 소비자 가치가 맞닿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결론: 포장까지 고려하는 대체육이 진짜 지속 가능하다

대체육이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제품의 성분과 생산 방식뿐 아니라 포장재와 유통 방식까지 전 과정이 친환경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 일부 선도 기업들이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나, 그것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인프라 확충, 제도 마련, 소비자 인식 제고라는 네 축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 포장은 단순한 보조 요소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의 완결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우리는 이제 '어떤 고기를 먹느냐'만큼이나 '그 고기가 어떤 포장에 담겼는가'를 물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의 식탁은 제품뿐 아니라 그를 감싸는 포장까지 함께 진화해야 하며, 대체육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