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겨진 데이터, 누구의 것인가? 고인의 계정에 손을 대는 순간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사람이 남긴 것은 이제 더 이상 서류나 유산 목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보다 더 복잡하고 내밀한 유산은 디지털 공간 속에 저장되어 있다. 이메일 계정에 남겨진 메일, 클라우드에 보관된 사진과 동영상, SNS에 적힌 게시물과 메시지. 이 모든 데이터는 살아 있을 때의 개인의 취향, 감정, 관계, 사생활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문제는 이 정보들이 ‘죽은 이후’에도 남아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유족들이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법적·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고인의 메신저 내용을 볼 수 있을까요?”, “이메일에 중요한 계약 문서가 있을 수 있어요.” “사진을 백업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