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을 다룬다는 이유로, 차갑게 오해받는 사람들“그 일, 좀 찜찜하지 않아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죽음 이후의 데이터를 정리하는 직업, 즉 사망자의 이메일, SNS, 클라우드 계정 등을 유족의 요청에 따라 정리하고 삭제하는 일을 한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은 호기심 반, 불편함 반의 반응을 보인다. 그 반응 속에는 아직 사회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죽음 이후의 디지털 공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무지가 함께 들어 있다. 디지털 장의사는 늘 편견과 마주한다. 가장 흔한 오해는 ‘죽음을 돈벌이로 삼는다’는 시선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회로 삼아 계정을 정리해주는 일을 냉혈한처럼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걸로 돈을 받아요?”라는 말은 단순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