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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을 검색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연봉은 얼마나 될까?”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장의사의 연봉을 알아보다 보면 생각보다 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회사원처럼 하나의 직무명과 고용 형태로 표준화된 직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디지털 장의사의 평균 연봉을 특정 금액으로 단정하거나 한국·미국·일본·유럽의 연봉을 같은 기준으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구체적인 연봉 숫자보다는 이 직업이 어떤 형태로 일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문화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먼저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의 범위부터 다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표현은 반드시 사망자의 온라인 계정만 정리하는 직업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고용노동부의 2026년 직업 소개에서는 디지털 장의사를 온라인에 남아 있는 원치 않는 기록을 찾아 정리하고, 개인이 직접 지우기 어려운 게시물이나 기록의 삭제 또는 노출 최소화를 돕는 직업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해외의 디지털 유산 분야에서는 사망 이후 온라인 계정과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일을 Digital Legacy Specialist, Digital Afterlife Consultant 등 여러 이름으로 다루기도 합니다.
같은 ‘디지털 장의사’라는 표현 아래에서도 평판관리, 게시물 삭제 지원,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유산 정리, 사후 계정 관리처럼 업무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평균 연봉을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 어렵다
직업의 평균 연봉을 비교하려면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일정 규모 이상 존재하고, 직무와 고용 형태가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장의사와 디지털 유산 관리 분야는 아직 하나의 정형화된 직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개인이나 업체가 삭제·평판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정보보안이나 개인정보 관련 업무에 포함되기도 하며, 사후 디지털 유산 분야에서는 장례·상속·상담·IT 업무와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프리랜서의 건별 수입과 회사 소속 근로자의 연봉, 사업자의 매출을 단순히 하나의 ‘디지털 장의사 연봉’으로 묶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평균 연봉이나 국가별 연봉표가 보인다면 그 숫자가 실제 통계인지, 특정 업체나 개인의 사례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별 연봉 비교도 조심해서 봐야 한다
한국에서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업무를 반드시 같은 직업명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유산 관리, 온라인 평판관리, 데이터 삭제, 상속 관련 디지털 자산 지원 등이 서로 다른 직업이나 서비스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특정 IT 직군 연봉이나 일본의 유품정리 서비스 종사자 급여, 유럽의 법률·상속 분야 종사자 급여를 가져와 ‘각 나라의 디지털 장의사 연봉’이라고 직접 비교하면 서로 다른 직업을 같은 것으로 비교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국가별 연봉 숫자를 비교하기보다 각 나라에서 디지털 유산을 누가 관리하고 어떤 서비스와 결합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그렇다면 직업 전망은 어떻게 봐야 할까
연봉 통계가 부족하다고 해서 디지털 유산이라는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진과 영상, 이메일, SNS, 클라우드, 온라인 결제, 가상자산처럼 한 사람이 남기는 디지털 기록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망 이후 이러한 기록과 계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26년 발표된 독일의 완화의료·호스피스 관련 종사자와 자원봉사자 39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85.8%가 디지털 유산 문제가 임종 돌봄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90.1%는 디지털 유산에 관한 지식과 역량을 더 배우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조사는 특정 국가와 관련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므로 전체 사회의 수요를 그대로 나타내는 통계로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현장의 지식과 지원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은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하나의 직업보다 여러 전문 영역으로 나뉠 수도 있다
최근 학술 연구에서는 디지털 사후관리 산업에서 전문적인 역할과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유산은 IT 기술만 알아서는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정보와 계정 접근, 가족과의 협의, 플랫폼 정책, 경우에 따라 상속이나 재산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관련 업무가 확대된다면 모든 일을 한 사람이 처리하는 ‘디지털 장의사’ 한 직업으로 통합되기보다 디지털 유산 상담, 계정·데이터 정리, 정보보안, 상속 관련 지원 등 여러 전문 영역으로 나뉘어 발전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특정 자격제도가 몇 년 안에 만들어진다거나 평균 연봉이 일정 금액까지 상승한다고 예측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직업의 가능성과 실제 고용시장 통계는 따로 봐야 합니다.
연봉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시장이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는가다
처음에는 저 역시 새로운 직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연봉부터 찾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디지털 장의사처럼 아직 업무 범위와 고용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직업에서는 숫자 하나를 찾는 것이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평균 연봉이 얼마인가’보다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생기고 있는지, 사람들이 그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그리고 관련 업무가 하나의 전문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장이 충분히 형성된 뒤에야 연봉이나 소득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통계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고용노동부 월간 내일 - 온라인 세상에서의 마지막 배웅, 디지털 장의사
BMC Palliative Care - The digital legacy in end-of-life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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