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배양육과 대체육은 어떻게 다른가? 식품 산업 구조 분석

scino 2025. 6. 27. 06:52

 

비슷하게 들리지만, 배양육과 대체육은 원료부터 생산 방식, 시장 구조까지 전혀 다른 접근법을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두 식품 기술의 정의와 차이, 제조 공정, 기술적 장벽, 유통 구조, 소비자 수용성, 그리고 식품 산업 내 위치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각각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본다.

배양육과 대체육 비교

같은 듯 다른 두 기술: 배양육과 대체육

지속 가능한 식품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두 가지가 바로 '대체육(Plant-based meat)'과 '배양육(Cultured meat)'이다. 이름만 보면 비슷한 대체 식품처럼 들리지만, 사실 이 둘은 과학적 원리와 산업 구조, 소비자 인식 등 여러 측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대체육은 식물성 원료(콩, 완두콩, 밀, 해조류 등)를 가공하여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한 제품이다.

 

반면, 배양육은 실제 동물의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하여 근육조직을 형성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실제 고기'에 가깝다. 대체육은 식물 가공 기술에 의존하지만, 배양육은 생명공학, 조직공학 등 첨단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두 기술은 모두 환경 보호, 동물 윤리, 식량 안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동시에 상업화 과정에서 다양한 도전과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체육과 배양육의 개념적·기술적 차이부터 시작해, 시장 구조와 정책 환경, 소비자 수용성까지 전방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향후 식품 산업에서 이 두 기술이 어떻게 공존하거나 경쟁하게 될지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생산 공정과 기술적 구조의 차이

대체육과 배양육은 근본적으로 생산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정제한 뒤, 물리적 압출 공정을 통해 섬유질 구조를 만들어 고기의 식감을 흉내 낸다. 텍스처 처리, 향미 첨가, 색소 조절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 일반 소비자들이 익숙한 고기와 비슷한 외형을 구현한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대체육은 주로 이와 같은 식물 기반의 가공육 형태로, 이미 다수의 기업이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반면, 배양육은 동물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영양 배지에서 배양하여 세포 증식과 분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일정 기간 동안 세포가 성장하면, 이를 지지체(scaffold) 위에서 조직화하여 고기 형태로 만든다. 이 과정에는 성장인자, 혈청 대체물, 온도·산소 조절 등 정밀한 생물학적 제어가 필요하다. 현재 배양육은 기술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생산 단가가 높아, 상용화는 일부 국가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통 구조, 법적 규제, 소비자 수용성

유통과 법적 구조 또한 양 기술에 있어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대체육은 이미 국내외에서 식품으로 허가를 받아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 레스토랑 체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반면, 배양육은 아직 '식품'으로 분류되지 않는 국가가 많고, 미국, 싱가포르 등 일부 지역에서만 규제 승인을 받아 소규모 레스토랑이나 파일럿 프로젝트로 제공되고 있다. 소비자 수용성 측면에서도 양자는 차이를 보인다. 대체육은 비건·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가격, 맛, 식감이 중요 구매 요소로 작용한다. 배양육은 윤리적 동물 소비를 실현할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험실 고기', '인공 세포'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경우가 많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 제공과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소비자 대상 인식 조사 결과, 대체육에 비해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이 더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두 기술은 경쟁할까, 공존할까?

결론적으로 대체육과 배양육은 경쟁적이라기보다 보완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대체육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하며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배양육은 기술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지만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할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대체육은 빠른 확산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배양육은 특정 니즈(예: 종교적 금기 회피, 고기 식감 선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급 식품군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식품 산업은 두 기술이 소비자의 다양성을 반영해 병렬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기술적·사회적 맥락을 함께 고려할 때, 우리는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문화의 방향성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육과 배양육은 단지 '고기 없는 고기'가 아니라, 식품의 미래에 대한 철학과 기술의 결합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