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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고인의 계정 삭제에 동의하지 않을 때 무엇을 먼저 정해야 할까

 

고인의 온라인 계정을 두고 한 가족은 사진과 글을 보존하고 싶어 하고, 다른 가족은 사생활 노출을 막기 위해 빨리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어느 쪽이 고인을 더 생각하는지의 문제로 접근하면 합의가 더 어려워진다. 먼저 계정 안에 무엇이 있고 삭제하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확인해야 한다.

계정 삭제는 화면에 보이는 프로필만 없애는 절차가 아니다. 이메일, 사진, 문서, 게시물, 결제 내역과 연결 서비스가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삭제 후에는 자료 요청을 다시 진행하지 못하는 플랫폼도 있다. 반대로 계정을 그대로 두면 공개 게시물과 사칭 위험, 자동결제 문제가 남을 수 있다.

가족 간 의견이 다를 때는 계정을 유지할지 삭제할지를 바로 표결하기보다 보존할 자료, 공개를 제한할 자료, 금전 처리가 필요한 서비스와 최종적으로 종료할 계정을 분리해야 한다. 하나의 계정에서도 항목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삭제 여부보다 계정에 연결된 권리와 자료를 먼저 구분한다

가족이 처음 정해야 할 것은 계정의 목록과 성격이다. 개인 이메일과 사진 보관함, 공개 블로그, 유료 구독, 간편결제, 사업용 채널은 삭제 시 발생하는 영향이 다르다. 계정 하나로 여러 서비스에 로그인했다면 각 서비스의 자료와 계약을 별도로 적어야 한다. 사진과 영상처럼 가족이 보존하려는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고, 공개 게시물 가운데 사생활이나 개인정보 때문에 접근을 제한해야 할 항목을 표시한다. 계정 전체를 없애지 않아도 특정 게시물에 대한 신고나 접근배제 요청이 가능한 서비스가 있으므로 삭제와 공개 제한을 같은 조치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동결제와 환불 대기금, 광고비, 판매 정산금이 연결된 계정은 자료 보존과 별도로 금전 처리가 필요하다. 가족사진을 남기기로 합의했더라도 구독료가 계속 결제되도록 둘 이유는 없다. 반대로 결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진 보관함까지 즉시 삭제할 필요도 없다. 고인이 회사나 단체의 계정을 관리했다면 개인적인 추모 의사만으로 처리할 수 없는 자료가 있을 수 있다. 고객정보, 업무 문서와 공동 운영 채널은 조직의 관리권과 보존 의무를 확인해야 한다. 가족이 보존을 원해도 개인 저장장치로 복사해서는 안 되는 자료가 포함될 수 있다.

민법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되 피상속인에게만 전속되는 것은 제외한다고 정한다. 그러나 이 원칙만으로 고인의 모든 로그인 권한과 비공개 대화가 가족에게 자동 이전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처리 범위는 서비스 약관과 플랫폼의 사망자 절차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마다 보존과 삭제의 선택지가 다르다

Google은 사망한 이용자의 계정에 대해 계정 폐쇄, 계정에 남은 자금 요청, 일정한 데이터 요청을 구분해 신청받는다. 비밀번호나 로그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으며 각 요청은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고 안내한다.

특히 Google은 사망자 계정을 폐쇄하면 나중에 계정 콘텐츠를 넘겨 달라는 요청을 처리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사진과 문서를 요청하려 한다면 해당 요청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다른 가족이 계정 폐쇄를 신청하지 않도록 순서를 합의해야 한다.

고인이 생전에 Google 휴면 계정 관리자를 설정했다면 지정된 연락처와 공유하도록 선택한 데이터가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된다. 이 기능은 최대 10명의 신뢰할 연락처에게 전체 또는 선택한 데이터 유형을 전달하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계정이 지정 기간 동안 비활성 상태가 됐을 때 실행된다.

Apple 유산 관리자도 고인의 모든 정보를 자동으로 받는 구조는 아니다. 지정된 사람은 접근 키와 사망증명서를 사용해 허용된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요청할 수 있지만, 결제정보와 키체인에 저장된 암호, 고인이 구입한 영화와 음악, 책 등은 접근 대상에서 제외된다.

네이버는 사망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유족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회원 탈퇴, 상속 가능한 Npay 포인트와 머니 잔액 유무 조회, 공개 자료 백업을 구분해 지원한다고 안내한다. 블로그 기록을 남기려는 가족이 있다면 공개 자료 백업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탈퇴를 검토하는 편이 맞다.

플랫폼의 처리 절차는 가족회의의 다수결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 신청인의 관계, 대표 상속인 여부, 고인의 생전 설정과 제출 서류를 서비스가 별도로 심사한다. 가족이 합의했다는 사실과 플랫폼이 계정 접근이나 삭제를 승인한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가족회의에서는 결정권보다 처리 순서를 합의한다

가족 간 갈등이 생기면 누가 계정을 갖느냐부터 정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플랫폼이 계정 승계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한 사람을 새 소유자로 정해도 실행할 수 없다. 가족회의에서는 소유자보다 대표 연락자와 처리 순서를 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대표 연락자는 고인의 비밀번호를 보관하고 계정을 대신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서비스별 문의를 접수하고 요청 서류와 답변, 백업 여부와 금전 처리 결과를 가족에게 공유하는 역할에 가깝다.

보존을 원하는 가족은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사진 전체를 남기자는 표현보다 특정 연도의 가족사진, 고인이 작성한 공개 글, 사업 관련 정산 자료처럼 범위를 정하면 삭제를 원하는 가족도 사생활 노출을 줄일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삭제를 원하는 가족도 위험의 내용을 나눠 설명할 필요가 있다. 공개 프로필이 남는 것이 문제인지, 사칭이나 무단 접근이 의심되는지, 개인정보가 포함된 특정 게시물이 문제인지에 따라 계정 전체 삭제보다 빠른 대응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고인의 기기를 보관하고 있더라도 임의로 게시물을 지우거나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도록 합의한다. 자료가 동기화된 상태라면 한 기기에서 삭제한 파일이 다른 기기와 클라우드에서도 사라질 수 있고, 계정 활동 기록에 가족의 접속이 추가될 수 있다.

합의가 되지 않는 동안에는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미루되 자동결제 중단, 개인정보 노출 차단, 무단 접근 신고처럼 지연 시 피해가 커질 수 있는 항목은 먼저 처리한다. 보존과 삭제의 논쟁 때문에 금전 피해나 계정 도용 대응까지 늦어져서는 안 된다.

임시 보존안을 만든 뒤 최종 삭제를 결정한다

가족이 한 번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일정 기간의 임시 처리안을 만들 수 있다. 공개 자료는 필요한 범위에서 백업하고, 개인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은 접근 제한을 요청하며, 자동결제와 금전 관계는 종료하는 방식이다.

  1. 고인이 사용한 계정과 연결 서비스를 목록으로 만든다.
  2. 보존할 사진과 글, 공개를 제한할 게시물, 금전 처리 항목을 구분한다.
  3. 고인이 지정한 유산 관리자나 휴면 계정 관리자가 있는지 확인한다.
  4. 각 플랫폼에서 데이터 요청과 계정 폐쇄의 선후 관계를 확인한다.
  5. 가족 중 한 명을 고객센터 문의와 서류 관리를 맡을 대표 연락자로 정한다.
  6. 자동결제, 개인정보 노출과 무단 접근처럼 긴급한 문제를 먼저 처리한다.
  7. 공식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자료의 백업이 끝났는지 가족이 함께 확인한다.
  8. 처리되지 않은 잔액과 사업 자료가 없는지 점검한 뒤 계정 폐쇄 여부를 결정한다.
  9. 최종 결정과 플랫폼 답변을 문서로 남겨 같은 요청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

합의문에는 가족 누구도 고인의 계정으로 새 글을 쓰거나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편이 좋다. 계정을 보존한다는 결정은 고인의 이름으로 계속 활동해도 된다는 허락과 같지 않다. 자료를 받은 가족이 각자 복사본을 보관할 때도 공개 범위를 정해야 한다. 고인의 비공개 사진과 대화가 다른 가족에게 전달됐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에 다시 게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존용 사본과 공개 가능한 자료를 구분한다.

고인이 사망한 후의 남은 일은 생각보다 여러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기에 가족끼리 의견이 갈릴 때 계정 삭제 버튼은 결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선택을 한꺼번에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버튼에 가깝다. Google처럼 폐쇄 후 콘텐츠 요청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서비스라면 보존을 원하는 가족의 요청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상 안전하다. 다만 자료를 남기자는 이유로 결제와 개인정보 노출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사진은 먼저 확보하고 위험은 바로 차단한 뒤 계정의 마지막 상태를 정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가족의 요구를 가장 현실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및 확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