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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이상을 결제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 시대다. 오랫동안 플레이한 계정에는 캐릭터와 장비, 유료 아이템, 충전한 게임머니가 쌓이고 이용자 사이에서 높은 가격으로 평가되는 희귀 아이템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게임 이용자가 사망하면 가족은 이런 계정과 아이템을 일반 재산처럼 물려받을 수 있을까.
간단하게 상속된다거나 상속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피상속인에게만 전속되는 것은 제외한다. 반면 게임 계정은 게임회사와 이용자 사이의 이용계약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계정이나 가상 콘텐츠의 양도와 판매를 제한하는 약관도 있다. 따라서 계정 자체와 유료 아이템, 미사용 충전금, 자동결제, 게임을 통해 발생한 미지급 수익을 나눠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돈을 많이 쓴 계정이라고 자유롭게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에 많은 돈을 사용했다면 계정 전체가 하나의 재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주요 게임 서비스의 약관에는 계정이나 로그인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서비스 약관은 계정이나 로그인 정보의 판매와 양도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가상 콘텐츠 역시 일반적인 물건처럼 소유권이 이전되는 구조로 설명하지 않는다. Steam 가입자 계약에서도 계정은 개인적인 것이며 구독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따라서 고인의 휴대전화나 PC에서 게임에 로그인할 수 있다고 해서 가족이 비밀번호를 바꾸고 계속 사용하는 것이 공식적인 계정 승계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가족이 같은 게임을 하고 있더라도 고인의 아이템을 가족 계정으로 먼저 옮기기보다는 해당 게임의 현재 약관과 사망 회원 처리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낫다. 게임 안에 선물이나 거래 기능이 있더라도 생전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었던 기능과 사망 후 상속 절차는 별개의 문제다.
유료 아이템의 시세와 회사가 인정하는 가치는 다르다
게임 속 무기나 의상, 탈것과 캐릭터는 화면에서는 하나의 물건처럼 보이고 실제 돈을 지불해 얻었다면 더 강한 재산적 가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아이템은 현실의 물건과 달리 게임회사의 서버와 프로그램 안에서 이용하는 가상 콘텐츠다. 회사의 약관과 운영정책에 따라 이용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질 수 있고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이용계약이 끝나면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콘텐츠도 있다.
외부 거래 사이트에서 계정이나 희귀 아이템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해도 그 금액을 게임회사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시세는 누군가 해당 계정이나 아이템을 얻기 위해 지불하려는 가격에 가깝다. 게임회사가 같은 금액으로 환매하거나 유족에게 지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약관에서 계정 매매나 비공식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면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시세를 알아보고 바로 판매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미사용 충전금은 이미 구입한 아이템과 따로 확인한다
계정 승계가 어렵다고 해서 게임과 관련된 모든 금전적 가치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게임에는 캐시, 코인, 다이아처럼 여러 종류의 가상 재화가 있고 이용자가 직접 돈을 내고 충전한 재화와 이벤트나 접속 보상으로 무료 지급된 재화가 섞여 있을 수 있다. 직접 충전한 금액을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그 금액으로 이미 아이템을 구입한 경우도 같은 상황이 아니다. 화면에 10만 캐시가 보인다면 숫자만 기록할 것이 아니라 결제 영수증과 충전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Steam처럼 자체 지갑을 운영하는 플랫폼도 주의해서 봐야 한다. Steam 가입자 계약은 지갑에 추가한 자금이 Steam 밖에서는 가치가 없으며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환불과 양도에도 제한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Steam의 규정을 다른 게임의 충전금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게임회사에서 직접 결제했는지, Google Play나 Apple 앱마켓을 이용했는지에 따라서도 문의할 곳과 적용되는 환불 절차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메일 영수증과 카드 결제 내역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아이템보다 자동결제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월정액 이용권이나 시즌 구독처럼 반복 결제가 연결된 게임도 있다. 고인이 사망한 뒤에도 결제수단이 유지되고 있다면 새로운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희귀 아이템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보다 반복 결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카드 명세와 앱마켓의 구독 목록, 게임 서비스의 결제 내역을 비교해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카드사나 앱마켓, 게임회사가 제공하는 공식 절차를 이용해 종료한다.
여러 게임을 하나의 플랫폼 계정에서 이용했다면 계정을 성급하게 삭제하는 것도 피한다. 하나의 계정에 여러 게임의 결제 기록과 구독, 환불 내역이 연결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어떤 게임에 얼마가 결제되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미사용 유료 재화와 환불 진행 건까지 살펴본 뒤 계정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낫다.
사망 회원 처리는 게임회사에 직접 확인한다
모든 게임회사가 사망자 계정의 승계나 환급 절차를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별도의 안내를 찾기 어렵다면 고객센터에 사망 회원의 계정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명의나 이용권 승계가 가능한지, 미사용 유료 재화의 환급이 가능한지, 자동결제와 미처리 환불은 어떻게 종료하는지를 나누어 문의하는 것이 좋다. 계정을 상속받고 싶다는 질문 하나만 하는 것보다 실제 확인해야 할 항목을 구분하는 편이 답변도 명확해진다.
가족관계나 사망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다른 회사에서 요구했던 서류를 임의로 먼저 보내지는 않는 것이 좋다. 회사가 안내하는 공식 접수 경로와 필요한 서류, 개인정보를 가려야 하는 범위를 확인한 뒤 제출한다. 고인의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더라도 비밀번호나 인증수단을 먼저 변경하고 아이템을 이동시키면 이후 회사에 사망 회원 처리를 요청할 때 추가 거래 기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현재 상태를 기록해 두고 공식 절차부터 알아보는 편이 안전하다.
게임으로 돈을 벌었다면 별도의 재산도 확인한다
고인이 단순한 게임 이용자가 아니라 게임 방송이나 영상 제작으로 수익을 얻었다면 확인 범위가 달라진다. 광고수익과 스트리밍 정산금, 후원금, 광고계약, 직접 제작한 영상과 이미지 등은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과 별도로 확인해야 할 수 있다. 게임 계정의 양도가 제한된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발생한 정산금이나 직접 제작한 콘텐츠에 관한 권리까지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게임 관련 디지털 유산을 정리할 때는 고인이 게임에 얼마를 썼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메일에 남은 광고계약이나 정산서, 플랫폼의 지급 내역을 확인하면 계정 안의 희귀 아이템보다 실제로 처리해야 할 금전적 권리를 발견할 수도 있다.
계정 시세보다 실제 돈의 흐름부터 확인한다
내가 이런 계정을 정리한다면 외부 거래 사이트에서 계정 시세부터 검색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가격은 누군가 계정을 사고 싶어 하는 가격일 뿐 게임회사가 유족에게 지급하겠다고 인정한 금액은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결제 영수증을 모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유료 재화가 있는지, 자동결제가 계속되고 있는지, 환불이 진행 중인 거래가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게임으로 방송이나 창작 활동까지 했다면 미지급 정산금도 별도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 계정 자체를 가족에게 옮기는 데만 집중하다가 약관상 문제가 생기면 정작 필요한 결제 기록을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게임 디지털 유산에서는 캐릭터의 전투력이나 희귀 아이템의 외부 시세보다 게임회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처리 범위와 실제 돈의 흐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순서라고 본다.
참고자료
2026년 9월 기준 아래 공식 자료를 참고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1005조 상속과 포괄적 권리의무의 승계
민법
넥슨, 서비스 약관 및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계약
넥슨 서비스 약관
넥슨, 게임 운영정책
넥슨 게임 운영정책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서비스 약관
라이엇게임즈 서비스 약관
Valve, Steam 가입자 계약
Steam 가입자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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