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바뀌면 식탁도 바뀐다, 우리는 무엇을 먹게 될까

온실 기체의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폭염, 가뭄, 홍수와 같은 기후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 생산성의 불안정, 가축 질병의 확산, 곡물 가격의 폭등 등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의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이처럼 식량 공급망이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서 대체육은 단순한 고기 대체재를 넘어, 식량안보를 지키는 전략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체육이 어떻게 기후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인 식량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도구로 작용하는지를 과학적, 정책적, 기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기후 변화가 식탁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전통적인 축산업은 지구 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 중 하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가 축산업에서 발생한다. 특히 소고기와 양고기 생산은 메탄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배출량이 다른 식품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또한, 축산을 위해 필요로 하는 사료 곡물 생산은 삼림 파괴의 주된 원인이며, 가뭄과 수질 오염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기후위기에 취약한 공급망을 형성하게 된다. 가뭄으로 인한 사료 수확량 감소, 질병 확산으로 인한 도축량 급감, 유가 상승에 따른 사료비 부담 증가 등은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축산업 자체가 식량안보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식탁을 위한 대체육의 자원 효율성

대체육은 자원 소모가 적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하가 낮다는 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을 예로 들면, 같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은 소고기의 1/10 수준이며, 탄소 배출량도 최대 90%까지 낮출 수 있다. 배양육 역시 실험실에서 일정 조건만 갖추면 기후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자원 효율성은 이상기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식량안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다. 특히 기후에 민감한 곡물 수급에 의존하지 않는 대체육 생산 시스템은 지역적·국가적 식량 위기 상황에서도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온실이나 컨테이너 내 공정에서 이루어지는 식물 단백 배양은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극한 기후에서도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식량주권과 대체육 기술의 전략적 가치

식량안보는 단지 수급의 안정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가 차원의 식량주권 확보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국제 식량시장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대체육은 이러한 의존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생산된 콩, 밀, 완두 등의 식물 단백질을 원료로 삼아 대체육을 제조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해외 육류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단백질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기술 집약적인 대체육 생산은 부가가치가 높고, 농식품 기술 산업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산업 전략 차원에서도 유의미하다. 특히 기술 이전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이거나, 로컬 바이오기업이 대체육 기술을 선도할 경우, 식량주권과 기술주권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체육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연결된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위한 정책과 국제 협력

대체육이 식량안보의 전략적 대안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정부 차원의 R&D 지원, 규제 혁신, 생산 인프라 보조, 유통망 개선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은 USDA와 FDA가 공동으로 대체육의 식품 안전성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지속 가능한 식량 전략의 일환으로 대체 단백질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대체육 관련 기술 개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문제인 만큼 국제적 협력 또한 중요하다. 기술 이전, 식품 표준 통일, 공급망 협력 등을 통해 대체육의 글로벌 생산·유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식량 위기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식탁을 위한 실질적 해법

기후위기 시대에 식량안보를 논의할 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존 방식의 확장을 고민할 수 없다. 축산업이 가진 구조적 한계는 이미 명확하며, 이로 인한 환경 비용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반면, 대체육은 지속 가능성과 자원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생산과 유통 측면에서 기후 변화에 덜 민감한 시스템을 제공한다. 또한 기술 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과 식량주권 확보라는 전략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 기후위기는 단지 자연재해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전체를 바꾸어야 하는 신호이며, 식문화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제는 단순한 고기 대체의 개념을 넘어서, 대체육을 국가 전략 식품으로 바라보아야 할 시점이다. 기술과 정책, 소비자 인식이 함께 움직일 때, 대체육은 기후위기 속에서 인류의 생존을 지키는 강력한 해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