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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촬영해 놓은 사진을 AI기술을 이용하면 간단하지만 움직이는 형태로 바꾸는 기술은 이제 흔히 쓰이는 기술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고인이 남긴 사진 한 장으로 표정과 입 모양을 움직이는 AI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추모 영상의 제작 방식도 달라졌다. 가족사진을 자연스럽게 복원하는 작업과 고인이 생전에 하지 않은 말을 실제처럼 하게 만드는 작업은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권리와 위험의 범위가 다르다.
유족이 사진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인의 얼굴을 모든 영상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촬영한 사람의 저작권, 고인의 인격과 명예, 영상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의 권리, AI 서비스의 이용 정책과 공개 플랫폼의 표시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가족만 보는 짧은 추모 영상과 광고, 정치적 주장, 상품 추천에 쓰이는 공개 영상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제작 전에는 누가 사진을 제공했고 어떤 문장을 말하게 할 것인지, 어디에 공개할 것인지를 먼저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사진의 저작권과 얼굴 사용 문제는 서로 구분해야 한다
고인의 사진에는 적어도 두 가지 문제가 함께 들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사진이라는 창작물에 관한 권리이고, 다른 하나는 사진 속 인물의 얼굴과 인격을 이용하는 문제다. 고인이 사진에 등장한다고 해서 사진의 저작권까지 반드시 고인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족 행사에서 친척이 촬영한 사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영정용 사진, 언론사가 촬영한 보도사진은 권리자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사진 파일을 가족이 전달받았거나 인화물을 보관하고 있어도 AI 영상 제작과 온라인 공개에 필요한 저작권 이용 허락이 자동으로 포함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법상 사진이 창작성을 갖춘 저작물이라면 촬영자나 계약에 따라 권리를 취득한 사람이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 고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라면 해당 사진의 저작재산권이 상속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촬영한 사진이라면 그 권리자에게 이용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스튜디오 사진은 촬영비를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저작권이 고객에게 이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계약서나 주문 조건에 복제, 편집, AI 가공과 온라인 게시가 포함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고인의 얼굴만 잘라 새로운 영상에 합성하는 작업도 단순한 사진 보관과는 다른 이용이 될 수 있다.
한 사진에 살아 있는 가족이나 지인이 함께 등장한다면 그 사람의 얼굴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고인의 얼굴만 사용할 계획이라면 다른 사람의 모습과 개인정보가 학습 자료에 들어가지 않도록 잘라내거나 가리는 것이 좋다. 단체사진 전체를 외부 AI 서비스에 업로드하면 제작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까지 전달될 수 있다.
고인이 하지 않은 말은 실제 기록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AI 영상의 가장 큰 위험은 고인의 얼굴이 움직이는 것 자체보다 고인이 하지 않은 행동과 발언을 실제 기록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 있다. 짧은 가족 인사말이라도 보는 사람이 생전 촬영 영상으로 오해할 수 있다면 생성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형법 제308조는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정한다. 모든 불쾌한 고인 묘사가 곧바로 이 조항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인이 하지 않은 범죄나 부정행위를 사실처럼 말하게 하는 영상은 특히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고인의 얼굴로 상품을 추천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게 하고, 가족관계나 재산 처분에 관한 발언을 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시청자가 실제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영상 설명에 AI라고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허위 발언의 내용과 유통 방식에서 생기는 문제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유언이나 생전 인터뷰를 재현하는 형식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제 녹음과 문서가 존재한다면 원자료를 그대로 제시하고, AI로 재구성한 부분은 화면과 설명에서 분리해야 한다. 생성된 문장을 고인의 직접 인용처럼 표시해서는 안 된다.
OpenAI 이용 정책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사실적인 이미지나 목소리 등 타인의 모습을 사용해 진위를 혼동하게 만드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사칭, 기만과 명예훼손도 금지 대상에 포함한다. 다른 AI 서비스 역시 얼굴 복제와 실제 인물 묘사에 별도 제한을 둘 수 있으므로 제작 도구를 선택하기 전에 현재 정책을 확인해야 한다.
국내 인공지능 기본법은 생성형 인공지능과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결과물에 관한 투명성 기준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표시해야 하는지는 제공 서비스와 적용 상황에 따라 확인해야 하지만, 고인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공개 영상에는 AI로 생성하거나 편집했다는 사실을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는 것이 기본적인 운영 원칙이 된다.
가족 동의만으로 모든 공개와 상업 이용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고인이 생전에 AI 영상 제작에 관한 의사를 남겼다면 그 내용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다만 가족 추모용 제작을 허락한 것인지, 공개 게시와 상업적 이용까지 허락한 것인지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생전 동의가 없다면 가족 중 한 사람의 허락만으로 고인의 의사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여러 가족이 고인의 사회적 관계와 생전 태도를 알고 있다면 공개 범위와 대사를 함께 검토하고, 의견이 갈릴 때는 비공개 보관용으로 범위를 좁히는 선택이 필요하다.
고인이 배우, 방송인, 운동선수나 창작자로 활동했다면 소속사와 제작사, 광고주와 체결한 계약도 확인해야 한다. 특정 작품에서 촬영된 얼굴과 의상, 캐릭터 이미지를 사용하면 고인의 얼굴 외에 영상 저작권과 상표, 캐릭터 권리가 함께 관련될 수 있다.
수익을 얻지 않는 추모 영상이라고 해도 자동으로 모든 이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광고가 붙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실제 판단에는 원본 사진의 권리자, 사용 목적, 표현 내용, 공개 범위와 시청자의 오인 가능성이 함께 고려된다.
영상 제작을 업체에 맡긴다면 원본 사진과 생성 모델의 관리 조건도 계약서에 적어야 한다. 업체가 고인의 얼굴을 다른 제작물이나 모델 개선에 재사용할 수 있는지, 외부 생성 서비스로 전송하는지, 작업 종료 후 원본과 생성 파일을 언제 삭제하는지 확인한다.
완성된 영상의 권한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제작 업체가 결과물을 홍보 사례로 공개하거나 가족의 승인 없이 짧은 장면을 포트폴리오에 사용할 수 없도록 범위를 명확히 한다. 원본 사진, 학습용 파일, 생성 결과와 편집본은 서로 다른 자료이므로 삭제 요청의 대상도 각각 표시해야 한다.
공개 전에 대사와 표시 방식까지 검수해야 한다
고인의 얼굴을 이용한 영상은 완성된 화면만 보고 승인하기보다 제작 자료와 공개 조건을 단계별로 확인해야 한다. 얼굴의 유사도가 높을수록 시청자가 실제 촬영물로 오해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 사용할 사진의 촬영자와 출처, 이용 계약을 확인한다.
- 사진 속 다른 사람의 얼굴과 개인정보를 제작 자료에서 제외한다.
- 고인이 생전에 남긴 AI 재현 관련 의사와 기존 출연 계약을 찾는다.
- 가족 보관, 공개 게시, 전시와 광고 등 사용 목적을 구분한다.
- 고인이 실제로 한 말과 AI가 새로 만든 문장을 분리해 기록한다.
- 범죄, 정치적 견해, 재산 처분과 상품 추천처럼 오해 위험이 큰 대사는 사용하지 않는다.
- 제작 서비스의 실제 인물 정책과 입력 자료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다.
- 공개 화면과 설명에 AI로 생성하거나 편집한 영상임을 명확하게 표시한다.
- 원본 사진과 생성 파일의 보관자, 이용 기간과 삭제 절차를 문서로 남긴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 게시한다면 해당 플랫폼이 제공하는 합성 콘텐츠 표시 기능과 신고 절차도 확인한다. 게시자가 설명문에만 생성 사실을 적는 것보다 플랫폼의 공식 공개 설정을 함께 사용하는 편이 시청자에게 더 명확한 정보를 줄 수 있다.
다른 가족이 공개에 반대하거나 고인의 명예를 해칠 수 있는 장면이 발견되면 게시를 보류하고 원본과 편집본을 보존한다. 이미 게시된 영상이라면 주소, 게시 계정, 설명문과 화면을 기록한 뒤 게시자와 플랫폼에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한다.
오래된 사진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장면은 가족에게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표정이 살아나는 순간부터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새로운 발언을 전달하는 매체가 된다. 고인이 선택하지 않은 표정과 말을 얼마나 덧붙여도 되는지 고민해 보면,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는 범위보다 가족만 보는 짧은 영상처럼 오해가 적은 범위를 택하는 것이 오히려 고인의 모습을 오래 지키는 방법에 가깝다.
참고자료 및 확인일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제308조, 2026년 9월 12일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저작권법, 2026년 9월 12일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2026년 9월 12일 확인
- OpenAI, 이용 정책, 2025년 10월 29일 시행, 2026년 9월 12일 확인
- YouTube 고객센터, 변경되거나 합성된 콘텐츠 공개, 2026년 9월 12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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