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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감축이 돈이 된다? 대체육과 탄소 크레딧의 연결 고리

scino 2025. 7. 5. 15:07

온실가스를 줄이면 돈이 된다. 바로 탄소 크레딧 제도를 통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이 중요한 정책 목표로 떠오르면서, 이 제도를 활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축산업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낮은 대체육 산업은 탄소 감축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체육이 탄소 크레딧을 수익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와 가능성, 향후 과제에 대해 분석한다.

온실가스 감축량을 거래 가능한 크레딧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개념도 이미지

탄소 크레딧 제도의 기본 개념과 구조

탄소 크레딧은 ‘1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흡수한 권리’를 가리키며, 온실가스 감축량을 기준으로 단위를 설정하여 거래되는 제도이다. 기업이나 국가가 탄소배출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배출권을 구입하거나, 감축 활동을 통해 크레딧을 창출하고 이를 판매할 수 있다. 탄소 크레딧은 크게 규제 시장(Compliance Market)과 자발적 시장(Voluntary Market)으로 나뉜다. 규제 시장은 정부나 국제 기구가 설정한 의무 감축 목표에 따라 운영되며, 자발적 시장은 기업이 ESG 경영, 이미지 개선, 지속 가능성 전략을 위해 자율적으로 감축 실적을 인증받고 거래하는 구조다. 대체육 기업은 주로 자발적 시장을 통해 크레딧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인증기관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대체육의 탄소 감축 효과와 데이터 기반 비교

대체육은 전통 축산업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낮은 식품 생산 방식이다. 예를 들어, 1kg의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는 평균적으로 약 27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같은 양의 식물성 대체육은 3~5kg 수준의 탄소만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이는 생산 공정에서 사료, 물, 에너지, 가축 배설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포함한 수치로, 환경적 부담 차이가 극명하다. 특히 최근에는 생산 공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탄소 배출량은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이러한 수치는 인증기관을 통해 감축량으로 계량화할 수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 크레딧 발행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생산 단위당 배출량, 생산량 증가에 따른 누적 절감량, 공정별 배출 지표 등이 모두 계산에 반영된다.

탄소 크레딧 발행 과정과 참여 조건

대체육 기업이 탄소 크레딧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탄소 감축 인증 시스템에 등록하고, 감축 활동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갖춰야 한다. 대표적인 인증 기관으로는 베라(Verra)의 VCS(Verified Carbon Standard),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 CDM(청정개발체제) 등이 있으며, 각 제도는 상이한 기준과 평가 방식, 감축 항목을 적용한다. 예컨대 VCS의 경우, ‘저탄소 식품 생산’ 카테고리를 통해 대체육 생산이 전통 육류 생산보다 얼마나 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지를 비교하는 프로젝트로 등록할 수 있다. 이후 감축 실적은 독립된 검증기관의 검토를 거쳐 크레딧으로 전환되며, 발행된 크레딧은 거래소를 통해 기업, 투자자, 기타 시장 참여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수개월에 걸쳐 이루어지며, 초기에는 인증 컨설팅 및 등록 비용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정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

수익 모델로서의 가능성과 전략적 가치

탄소 크레딧은 대체육 기업에게 단순한 부가 수익을 넘어, 사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첫째, 크레딧 판매를 통한 직접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글로벌 자발적 시장에서 탄소 1톤당 거래가는 최근 수년간 5~2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친환경 이미지가 강한 프로젝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둘째, 투자 유치와 ESG 경영에서 크레딧 보유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탄소 감축 실적은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며, 기관 투자자와의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셋째, 제품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탄소세 도입 국가나 환경 부담금이 높은 시장에서는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제품일수록 유통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크레딧 활용은 공급망 최적화와도 연결된다. 넷째,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소비자는 탄소중립 제품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특히 MZ세대는 구매 시 탄소 발자국을 고려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계와 향후 과제

탄소 크레딧 제도는 유망한 기회이지만, 대체육 기업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감축량 산정의 복잡성이 있다. 대체육의 경우 절대적인 배출이 적다는 특성 때문에 감축량의 상대적 규모가 작아, 크레딧 규모도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기준 설정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인증이 거절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규제 변화도 변수다. 각국의 탄소 규제 정책은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크레딧 유통 구조 또한 유동적이다. 더욱이 일부 탄소 크레딧 프로젝트의 실제 감축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마지막으로, 크레딧 제도 자체가 소규모 기업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초기 인증 비용과 운영 관리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나 정부 지원이 요구된다.

결론: 대체육과 탄소 크레딧의 전략적 연결

탄소 크레딧은 단순한 환경 정책 수단을 넘어, 대체육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 모델 다변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전략 도구가 되고 있다. 대체육은 기본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친환경 식품이지만, 이를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인증을 통해 크레딧화함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다. 이는 대체육의 확산 속도와 소비자 수용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ESG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향후에는 크레딧을 중심으로 한 녹색 금융, ESG 평가, 국제 무역 규범 등이 대체육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탄소 크레딧을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기술력과 지속 가능성,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평가받게 될 것이며, 이는 산업 전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