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체육 시장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대체육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 품질, 유통, 인식 등 여러 문제점이 존재하며, 시장 확대를 위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국내 대체육 산업이 마주한 주요 문제들을 짚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빠르게 성장 중인 대체육 시장, 한국은 어디쯤인가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산업은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욘드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도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이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국내에서도 언리미트, 지구인컴퍼니, 농심 등 다양한 기업들이 대체육 시장에 진입했지만, 아직 대중화 수준이나 산업적 기반은 해외에 비해 미진한 편이다.

 

2025년 현재, 한국의 대체육 시장은 가능성은 크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많다. 소비자 인식, 기술력, 가격 경쟁력, 유통 구조, 제도적 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한국 대체육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냉철한 진단과 전략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한국 대체육 시장이 현재 직면한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정리하고, 각 문제에 대한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산업의 발전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를 뒷받침하는 생태계 전반의 협업과 시스템 개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기술력, 소비자 수용성, 정책 지원, 산업 생태계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국내 대체육 산업의 현실을 살펴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겠다.

기술력 부족과 낮은 소비자 수용성

한국 대체육 산업의 첫 번째 문제는 핵심 기술력의 부족이다. 고기와 유사한 식감과 맛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텍스처라이징 기술, 지방 재현 기술, 식물성 단백질 가공 기술 등은 아직까지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 규모나 노하우 축적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는 외국 기술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제품 품질의 한계로 이어져 소비자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두 번째 문제는 낮은 소비자 수용성이다. 대체육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고 재구매하는 소비자층이 제한적이며, 비건·채식주의자에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 대체육은 아직 ‘특수한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불신, 낯선 맛, 비싼 가격 등이 구매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은 소비자일수록 대체육을 ‘가짜 고기’로 치부하거나, 충분한 영양소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시장 확대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 부족과 소비자 인식 문제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제품의 품질이 낮으면 수요가 줄고, 수요가 낮으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어 기술개발이 지연된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술지원과 소비자 교육, 체험형 마케팅 등의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통구조, 정책 부재, 생태계 협업의 한계

대체육 제품이 소비자에게 닿기까지의 유통 구조 역시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에서는 대형 유통망과의 계약이 없이는 마트 입점이 쉽지 않으며,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도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한다. 특히 냉장·냉동 유통이 필요한 대체육 제품의 특성상 물류 인프라의 한계는 중소 브랜드에게 큰 진입 장벽이 된다. 이로 인해 많은 브랜드가 온라인 유통에 의존하거나, 고정된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한 채 소규모 유통에 머무르게 된다. 정책적 지원의 부재도 문제다. 정부 차원에서는 대체육을 명확히 정의하거나, 비건 식품군으로 분류하는 법적 체계가 아직 미비하다. 이로 인해 대체육 스타트업은 식품위생법, 표시기준, 기능성표시 등 여러 규제를 해석에 따라 달리 적용받는 일이 많아진다.

 

또한, 연구개발 자금이나 시장 진입 지원, 해외 수출 보조 등의 공적 자원이 부족해 민간 주도의 경쟁만으로는 기술적 성장과 산업 확장이 어려운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산업 생태계의 협업 부족도 간과할 수 없다. 대체육은 식품 과학, 생명공학, 농업, 외식 산업 등 여러 분야의 융합이 필요한 고도화된 영역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관련 학계, 기업, 스타트업, 정부 기관 간의 연계가 약하고, 공동 연구개발이나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경쟁력 있는 생태계 조성이 어렵고, 산업 자체의 확장성이 제한받는다.

지속가능한 대체육 산업을 위한 구조적 전환

한국 대체육 시장의 성장은 단순한 소비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식량 안보, 환경 보호, 식품 기술 혁신이라는 거시적 목적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현재 구조적 문제들은 그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기술, 인식, 유통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대체육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바이오푸드·기능식품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비 지원, 시험인증 체계 마련, 유통 인프라 확충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제품의 품질 개선과 체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체육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 공공 캠페인, 미디어 콘텐츠 등을 통한 접근이 중요하며, 소비자가 대체육을 ‘대안이 아닌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문화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다. 지금은 단순히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대체육이 우리 식생활의 미래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