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상자산 보유자가 사망했을 때 거래소와 개인지갑의 처리 차이

 

실물로 지닐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이 코인인 것 같다. 가상자산 보유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코인의 종류나 현재 가격만이 아니다. 자산이 국내 거래소 계정에 있는지, 별도의 개인지갑에 있는지에 따라 존재를 확인하고 이전하는 방법이 크게 달라진다.

거래소에 보관된 가상자산은 사업자가 회원정보와 잔액, 거래기록을 관리한다. 유족은 사망 사실과 상속관계를 증명해 계정 보유 여부와 자산 이전 절차를 문의할 수 있다. 반면 개인지갑은 블록체인상의 자산을 움직일 수 있는 개인키나 복구 문구를 이용자가 직접 관리한다. 중앙 사업자에게 가족관계증명서를 내고 비밀번호를 초기화하는 방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가상자산도 상속된다'는 법적 설명만으로 실제 이전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 자산은 서류 절차가 중심이고, 개인지갑 자산은 적법하게 확보된 키와 정확한 네트워크 정보가 핵심이다. 두 유형을 구분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 앱부터 삭제하거나 복구 문구를 온라인 상담창에 입력하면 자산 확인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거래소 자산은 회원 확인과 공식 상속 절차가 출발점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회원의 실명과 휴대전화, 은행계좌, 거래내역을 관리한다. 고인이 어느 거래소를 이용했는지 모르는 경우에는 휴대전화의 앱 목록, 이메일 알림, 문자, 은행 입출금 명세를 통해 거래소 후보를 먼저 찾는 것이 현실적이다.

업비트는 사망한 이용자의 계정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공개한 바 있다. 피상속인의 사망과 신청인의 관계를 확인할 서류를 고객센터에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이 안내돼 있다. 서류 종류와 접수 방법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신청 시점의 공식 고객센터 안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빗썸은 사망한 가족의 회원 여부와 보유자산을 확인하는 별도 안내를 제공한다. 사망 표기가 된 피상속인 기준 가족관계증명서, 사망진단서 또는 시체검안서, 신청인 신분증, 사망자와 신청인의 정보 등을 이메일로 접수하도록 안내한다. 서류는 발급 3개월 이내여야 하며 주민등록번호 뒤 7자리와 면허번호를 가리도록 명시하고 있다.

보유자산을 실제로 상속하는 단계에서는 조회보다 추가 서류가 필요하다. 빗썸은 자산 이동 동의서, 상속관계를 확인할 서류, 상속인 전원의 신분증 등을 요구하며 상황에 따라 추가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 상속인은 고객확인 등록이 완료된 빗썸 계정을 갖춰야 하고, 자산 이동이 끝난 사망자의 계정은 탈퇴 처리된다.

이 구조에서는 고인의 휴대전화로 거래소에 접속해 가족의 지갑으로 직접 출금하는 행동을 공식 상속 절차로 볼 수 없다. 거래소는 휴대전화 인증, 출금 주소 등록, 이상거래 확인과 트래블룰 절차를 운영한다. 무리하게 로그인하거나 인증수단을 변경하면 계정이 제한되고 정식 조회 과정도 복잡해질 수 있다.

개인지갑은 비밀번호보다 개인키와 복구 문구가 중요하다

개인지갑은 거래소 계정과 관리 방식이 다르다. 지갑 앱이나 하드웨어 기기는 블록체인에 있는 자산을 직접 담는 상자라기보다, 해당 자산을 이동할 수 있는 개인키를 관리하는 도구에 가깝다. 앱을 삭제해도 블록체인 기록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키를 복구하지 못하면 자산을 움직일 수 없다.

대부분의 비수탁형 개인지갑에서는 복구 문구나 개인키를 운영회사가 보관하지 않는다. 유족이 사망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도 지갑 회사가 새로운 비밀번호를 발급하거나 자산을 대신 이전해 줄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법적으로 상속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과 기술적으로 거래를 서명할 수 있다는 점이 분리되는 사례다.

휴대전화 잠금번호와 지갑 앱 비밀번호도 복구 문구와 같지 않다. 앱 비밀번호는 해당 기기에서 지갑 프로그램을 여는 수단일 수 있지만, 기기가 고장 나거나 앱 데이터가 초기화되면 다른 장치에서 지갑을 복원하는 데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올바른 복구 문구가 있으면 지원되는 지갑 프로그램에서 접근을 복원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복구 문구를 발견했을 때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에 올리거나 이메일로 보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해당 문구를 본 사람은 가족관계나 상속 자격을 확인받지 않고도 자산을 이동할 수 있을 수 있다. 고객센터 직원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복구 문구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도 제공해서는 안 된다.

종이에 적힌 단어 목록이나 하드웨어 지갑을 찾았다면 원래 순서와 상태를 유지해 보관하고, 여러 사람이 번갈아 입력해 보지 않는 편이 좋다. 추가 암호가 설정된 지갑도 있고, 단어를 잘못 해석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로 전송하면 복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자산 규모가 크다면 가상자산과 상속 절차를 함께 이해하는 전문가의 도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산 목록에는 코인 이름 외에 네트워크와 지갑 주소가 필요하다

같은 이름의 가상자산도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될 수 있다. 거래소나 지갑 사이에서 자산을 옮길 때는 코인 이름뿐 아니라 네트워크가 일치해야 한다. 주소를 잘못 입력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로 보내면 거래를 취소하기 어렵거나 복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유족은 발견한 지갑 주소를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조회해 잔액과 거래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개 주소 조회에는 개인키가 필요하지 않지만, 화면에 표시된 잔액이 모두 자유롭게 이전 가능한 자산이라는 뜻은 아니다. 스테이킹, 디파이 예치, 담보대출, 유동성 공급, 잠금 기간이 설정된 토큰이 포함될 수 있다. 거래소의 원화 예치금과 가상자산 잔액도 분리해서 확인해야 한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분리해 은행 등 관리기관에 예치하거나 신탁하도록 규정한다. 원화 예치금은 블록체인 지갑의 코인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되는 것이 아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을 자기 소유 자산과 분리해 보관하고, 일정 비율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이러한 보호 장치가 있다는 사실은 거래소 자산을 찾는 데 중요한 단서지만, 유족이 서류 없이 고인의 계정에 접속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거래소에서 대표 상속인의 계정이나 개인지갑으로 자산을 옮길 때는 출금 가능 거래소, 주소 등록, 수취인 확인과 네트워크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빗썸은 개인지갑과 일부 해외 거래소로 출금할 때 주소 등록 및 증빙이 필요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상속 승인을 받았더라도 실제 이동 단계의 출금 기준은 별도로 적용될 수 있다.

거래내역은 향후 상속재산 평가와 취득가액 확인에 필요할 수 있다. 매수일, 수량, 입출금 주소, 원화 거래내역을 확보하지 않고 잔액만 옮기면 나중에 자금 흐름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거래소에 자산 이전을 신청할 때 거래내역 확인서의 발급 가능 범위도 함께 문의하는 편이 좋다.

앱 삭제나 출금보다 보관 위치를 나누는 작업이 먼저다

가상자산을 정리할 때는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앱마다 로그인을 시도하는 방식보다 보관 위치를 기준으로 처리표를 만드는 것이 안전하다. 거래소, 개인지갑, 하드웨어 지갑, 디파이 서비스, 해외 사업자를 각각 나누면 필요한 증빙과 위험 요소를 구별할 수 있다.

  1. 은행 명세, 이메일, 문자와 기기 목록에서 이용한 국내외 거래소를 확인한다.
  2. 각 거래소 고객센터에 사망 회원의 계정 보유 여부와 상속 절차를 공식적으로 문의한다.
  3. 지갑 앱, 하드웨어 지갑, 주소 기록과 복구 문구로 보이는 자료를 발견 상태 그대로 보관한다.
  4. 복구 문구와 개인키는 촬영하거나 온라인으로 전송하지 않고 접근 인원을 제한한다.
  5. 가상자산명, 수량, 지갑 주소, 네트워크, 예치·스테이킹 여부와 거래내역을 기록한다.
  6. 대표 상속인과 다른 상속인의 동의를 정리한 뒤 거래소가 지정한 자산 이전 절차를 진행한다.
  7. 주소와 네트워크를 재확인하고 가능한 경우 소액으로 정상 입금을 확인한 뒤 본 이전을 검토한다.
  8. 원화 예치금과 가상자산, 미결제 대출이나 담보 포지션의 처리 결과를 각각 남긴다.

가격 변동이 크다고 해서 서류 확인 전에 급히 매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누가 처분 권한을 갖는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사람이 자산을 이동하면 공동상속인 사이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시세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이유로 담보대출이나 청산 위험이 있는 계정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개인지갑의 복구 문구를 찾지 못했더라도 자산이 없다고 바로 결론 내리지는 않는 편이 좋다. 고인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웨어 기기, 암호화된 저장장치와 종이 기록을 보존하고, 공개 주소를 알고 있다면 이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비밀번호를 반복해서 추측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복구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자료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상속 문제로 디지털 자산을 맞닥뜨린 유족들을 보면, 당장 시세 창부터 켜두고 하루빨리 현금화하려는 마음에 마음을 졸이는 경우가 참 많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이 일은 시세와 싸우는 일이 아니라 '자산의 보관 주체가 누구인지'를 구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거래소에 있는 자산은 시간이 걸려도 법적 서류와 정식 절차로 풀어낼 수 있지만, 개인지갑은 열쇠 역할을 하는 키를 잃어버리면 어떤 서류를 들이밀어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시세 변동에 흔들리기 전에, 먼저 거래소 자산과 개인지갑 자산을 두 칸으로 딱 나누어 적어보는 것부터 권한다. 자산의 위치만 분리해 적어두어도 당장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보이고, 괜한 가족 간의 오해나 섣부른 조작으로 코인을 날려버리는 사고도 막을 수 있다.

참고자료 및 확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