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의 언어로 죽음을 다룰 수 있을까? 디지털 장의사와 AI의 첫 접점‘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은 이제 단순한 서비스 영역을 넘어 사회적 감정과 기술의 접점을 고민하는 전문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한 사람이 사망하면 남겨지는 것은 유품만이 아니다. 그 사람의 이메일, 사진, 메신저, 클라우드 문서, SNS 게시물 등 수천 개의 디지털 흔적이 남는다. 디지털 장의사는 이 수많은 기록 속에서 고인의 존엄을 지키며, 남겨진 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정리와 삭제, 또는 보존의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유족은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고, 고인의 계정은 플랫폼마다 접근 조건이 다르며, 정리해야 할 정보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떤 기록은 누군가의 위안이 되기도 하..